프리랜서는 일하는 사람인데 '함께 선다.' '함께 뭔가를 이루어 낸다.' 라니...
조금 이해가 잘 안 되실까요?
하지만 제가 겪어보니 프리랜서야말로 혼자만 잘하면 되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프리랜서' 하면 뭔가 굉장히 전문적으로 내 일만 알아서 척척 해내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의뢰인의 요구에 맞는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 위해 고민이 많고, 눈썰미도 정말 좋아야 하죠.
일하는 스타일과 요구사항은 업체마다, 그리고 기업가의 철학마다 다양하거든요.
상대와의 미팅 때, 오고가는 가볍고 깊은 대화 속에서 업무의 핵심만을 콕! 집어낼 줄 알아야 해요.
이곳에서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이해했다면 일은 편해집니다.
종종 빌드업이 필요한 업무에 있어서는 상대에게 진행사항들을 하나하나 보고 할 필요도 있죠.
여느 회사 업무와는 결이 많이 다르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기관에 출강하는 특별활동강사도 비슷합니다.
다만 회사와, 기관 원장님 및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을 모두 함께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특별활동강사는 회사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4대 보험이 되는 직장인은 아니고(물론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그 회사의 교재나 프로그램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거죠.
그래서 우선 회사의 철학과 교재구성, 수업 짜임, 등등의 것들을 따로 연구해야 합니다.
물론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대표님과도 의견이 잘 나눠줘야 하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정작 수업은 기관에 출강해서 하죠.
그래서 원장님과 각 담임선생님들과의 융화도 중요합니다.
원에서 원하는 목표설정에 맞게 수업을 하는 것이 핵심이니까요.
수업의 짜임을 잘 준비했다면, 여기까진 큰 무리는 없을 거예요.
기관의 스타일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것들을 잘 선택해서 수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하지만 큰 장벽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로부터 '수업이 즐겁다.' '재미있다.' '선생님이 좋다.' 등등의 좋은 표현들이 나와야 하거든요.
이게 왜 어렵냐면 말이죠...
너무 재미있기만 한 수업은 산만해 보일 수 있고, 아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 선생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여담으로 제 노하우를 밝히자면...
저는 연초에 시강을 하게 되면 항상 제가 자신 있는 6세 또는 7세 연령으로 수업을 진행하겠다 요청합니다.
그리고 당일 수업 초반에 아이들 반응을 보며 어떤 친구가 남다른지를 훑어보죠.
소극적인 친구들, 산만한 친구들, 이른바 문제 행동을 자주 보이는 친구들을 찾아요.
그리고 그런 친구들을 콕 집어서 게임활동을 시키기며 룰을 지키게 하고, 환하게 웃으며 격려해 줍니다.
그러면 담임 선생님들이 이 모습을 아주 높게 평가해요. 수단이 좋은 선생님이라고요. ㅎㅎㅎ
그래서 저는 시강 후 제 개인적 사정으로 수업을 거절해 본 적은 있어도 업체 계약을 따내지 못한 적은 없습니다.
이런 경우가 흔해서 이제는 회사에서도 제가 시강을 나간다.라고 하면 거기는 1년 영업권은 이미 따놨다고 생각하기도 하세요.
정리하면,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 같은 기관에 출강하시는 특별활동강사님들은
회사(교재, 프로그램), 기관(원장님,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기질 및 특성)을 잘 파악해서
필요한 것만을 쏙쏙 뽑아 수업을 진행하면 좋습니다.
수업은 보통 한 클래스당 20분에서 많게는 40분씩 진행하게 되니
수업의 흐름과 짜임새를 그것에 맞춰 잘 구성하시는 게 좋고요,
평소 원장님과 각반 담임 선생님들을 보며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해 두는 게 좋습니다.
물론 아이들과도 잘 상호작용할 수 있어야 하고요.
글로만 보면 너무 복잡하고 일이 단순하지 않아 보일 수는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일반적이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큰 틀에 나눠 설명한 것일 뿐
반드시 이 모든 것을 신경 쓰며 완벽하게 할 순 없습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 글을 쓰는 저 또한 윗부분에서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을 하며 강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약화시키려 노력하면 됩니다.
또는 자신과 맞는 기관에 출강하는 행운도 있죠. 서로의 교육철학과 성향이 부합되면 힘들 게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초보 강사님들의 경우, 기관도 회사도 적응할 때까지 많이 기다려주시는 편입니다.
종종 기관에서 컴플레인이 나와도 회사 쪽에서 특별활동강사님의 의견이나 상황을 대신 설명해 주며 문제해결을 해주시기도 하고요.
서로 이해하고 돕고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지나 나름 '강사'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성장하게 됩니다.